January 10th 2021
사랑하는 한몸 교우분들께
작년 한 해에 닥친 팬데믹으로 인해 개인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많은 교회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상황을 두고 다양한 기독교 관점의 해석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몇몇 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 극한의 상황은 하나님이 참 교회와 거짓 교회를 구분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신 재앙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어려운 상황을 잘 견디어 살아남는 교회가 ‘이 마지막 시대의 진정한 교회가 될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상당히 일리 있어 보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지극히 세속적인 관점이라는 것을 놓치고 있는 발언들입니다.
이들이 말하는 ‘살아남는 교회’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결국에는 재정의 유무로 판가름 나는 교회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재정은 교인들의 믿음의 분량과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형편이 어려운 교회가 있을 수 있고, 믿음과는 상관없이 이 어려운 상황을 든든히 버티는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개척교회를 해 본 경험으로 비추어 보자면, 오히려 복음을 외치는 교회들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습니다. 왜냐하면 헌신해야 복 받는다는 말을 해야 재정의 헌신을 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재정의 어려움을 겪을 때에 너무나 고민했던 부분이었기도 했습니다.
진정한 교회는 ‘살아남는 교회’인가 ‘문 닫는 교회’인가에 있지 않습니다. ‘복음’이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있습니다. 진정한 교회는 복음만을 외치다가 내일 문 닫을 지라도 그 교회의 사명이 여기까지인 것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며 복음 전파에 양보가 없는 교회입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구제 사업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도 아니고, 세상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 단 한 분 만이 이 땅의 구주요 주님임을 선포하는 교회, 그 일을 전하는 것에 마지막 심지를 다 태우는 교회, 그 교회가 하나님의 참 교회입니다.
저는 우리 한몸교회가 그러한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치 오늘이 끝인 듯 살아가는 불나방처럼, 복음을 전하다가 내일 문 닫을 지라도, 우리 교회에 주어진 모든 것을 복음을 위하여 쏟아 붓는 교회. 그런 교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부름의 사명에 우리 교우분들이 힘을 다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사명에 전심을 다한다면 우리 교회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복음이 곳곳에서 자라고, 버티고, 세워지는 일에 쓰임을 받게 될 것입니다. 결국에는 이 일로 사도행전의 새로운 한 장을 이어서 써 내려 가는 교회로 서게 될 줄로 믿습니다.
2021년의 새 해의 새 날 속에 각 가정마다 복음이 심기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일에 동참해주고 계신 모든 교우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2021년 둘째 주일 예배를 마친 후
한몸교우들을 생각하며 드립니다.
은혜 아래...
한몸 교회 담임 목사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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