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31st. 2021
사랑하는 한몸 교우분들께
2021년이 과거가 되기 하루 앞 둔 날입니다. 과거는 나의 한 시점이고 그 시점들이 쌓여 나의 이야기를 만듭니다. 나무는 이러한 시점들을 스스로에게 기록합니다. 그것은 나이테입니다. 나이테를 보면 그 나무가 살아온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생의 나이테는 무엇일까요? 물론, 얼굴의 주름일 수도 있고, 희어져 가는 머리카락일 수도 있으며, 쉬어가는 목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만일, 이것이 나를 대변하는 전부라고 한다면 우리의 나이듦은 서러움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의 인생의 나이테를 신앙의 인격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만일 내 주름의 깊이처럼 신앙의 철이 깊어지고, 희어진 머리처럼 인격의 순백이 더해 간다면, 쉬어가는 목소리도 품격의 하나로 남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품격을 얘기할 때에 대나무를 많이 떠올립니다. 사철 푸르고 곧게 자라는 성질이 군자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기 때문이지요. 대나무가 곧을 수 있는 비결은 매듭입니다. 그냥 쭉 하나의 곧은 나무로 가지 않고 매듭을 지으며 성장합니다. 그 까닭에 대나무는 폭풍을 이기는 유연함과 굽히지 않는 강인함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2021년이 우리의 인생에 굳은 매듭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비록 아쉬움이 많고, 덧없이 흘러가버린 것 같은 날일지라도 굳게 한 매듭을 짓고 또 다시 일어서십시오. 그 때에 우리 신앙의 인격은 깊어진 나이테와 같고, 곧게 뻗은 대나무처럼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에도 변함없는 주의 사랑이 우리 교우들 모두에게 부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은혜 아래...
한몸 교회 담임 목사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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